[한국인 암 3대 미스터리] '여성 최대의 적'
조기검진으로 슬며시 퇴조
그 많던 자궁경부암 어디로 갔나
1980~1990년대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밀려오는 자궁경부암 환자 탓에 거의 매일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해야 했다. 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, 당시 여성 암환자 다섯 명 중 한 명(20%)이 자궁경부암일 정도였다. 위암과 쌍벽을 이루며 한국 여성을 괴롭혔던 자궁경부암이 어느샌가 슬며시 퇴조하고 있다.
정부가 암 환자 등록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99년, 자궁경부암은 위암과 유방암에 밀려 3위로 내려갔고, 2007년에는 7위까지 밀려났다(국민건강보험공단 암 환자 진료 보고서·2008). 그 사이 발생 건수도 20%가량 줄었다.
그렇다면 그 많던 자궁경부암은 어디로 간 것일까? 문제의 실마리는 조기 검진 사업에서 나온다. 1988년 시작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무료 검진과 1999년 국가 암 검진 사업 등으로 국내 여성의 자궁세포진 검사율이 60%까지 올랐다. 암 발생 가능성이 있는 중·장년 여성 10명 중 6명은 매년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다는 의미다.
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남궁성은 교수는
암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이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. 가톨릭의대 예방의학 이원철 교수는 "미국·영국 등 선진국의 검진율은 80%이고, 핀란드는 철저한 검진으로 암 발생을 예전의 4분의 1수준으로 떨어뜨렸다"며 "
현재 시중에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인 인두유종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'가다실', '서바릭스' 등 '암 백신'이 나와 있다. 하지만 6개월에 걸쳐 총 3회 맞는 백신 비용이 50만~6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(高價)인 것이 흠이다.